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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우먼킬 시즌2] only for herself영화&드라마 2021. 10. 7. 23:24
2021년 10월 [와이 우먼 킬]의 새로 나온 시리즈를 보기로 했다. 처음 [와이우먼킬]을 접했을 때 그 세련된 각본과 연기, 연출력에 너무 놀랐었다. 각기 다른 세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마지막에 오버랩되면서 보이는 장면은 작년 최고의 씬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시즌 2 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발생할까 기대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다른 맛이라서 조금 당황했다. 관심받고 싶던 한 중년 여성의 소시오패스 화는 지난 시즌과는 너무나도 대비되는 플롯이었다. 어쩌면 전 시즌과 달리 한 여성이 중점적으로 모든 시즌을 이끌다 보니까 이게 최선이었을 거라는 생각도 가져본다. 인간의 본성이란 것이 선함과 악함을 공존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도덕과 사회 법규라는 커튼으로 가려 자신에 대한 진정한 표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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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스의 비밀상담소 3] 섹스가 어때서?영화&드라마 2021. 10. 1. 23:08
2021년 9월 말 요즘 넷플릭스에 묻혀 사는 거 같다 (미안해요 왓챠ㅜㅜ). [오티스의 비밀상담소] (줄여서 [오티스])시즌 3 가 넷플릭스에 올라왔다. 처음 [오티스] 시즌1을 봤을 때 이게 넷플릭스의 힘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원제는 'Sex education', 말 그대로 성교육이 드라마 전체를 통하는 주제인데 반신반의했다. 서양 미디어의 그 특유의 되바라진 10대들의 섹스파티 뿌앵뿌앵은 한국에서 10대를 보낸 나에게는 너무나도 다른 세상이었기에 혹시나 이번 드라마도 딱 그 정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하지만 드라마를 접하고 나서는 정반대였다. 너무나도 참신했고 재미났으며 10대들, 더 나아가서는 어른들의 고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아주 괜찮은 드라마였다. 어찌 보면 성에 대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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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딱 말린 오징어 같네영화&드라마 2021. 9. 23. 23:06
2021년 9월 21일 [DP]에 이어 [오징어 게임]을 정주행 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충분히 많이 다룬 소재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 느낌의 드라마가 제작됐다는 것은 나름 그 의미가 있을 것이다. 게임을 빙자한 배틀 로열 물은 그 피칠갑의 난장판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얘기하고자 하는 바가 희석되는 것이다 (어쩌면 아예 하고픈 얘기가 없었을지도). 흔히 이런 물에서는 인간군상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갖은 자극적 요소들을 만들어낸다. 선한 사람, 악한 사람, 선했다가 악하게 변하는 사람, 그 반대인 사람, 이상한 사람 등등 현실적이면서 비현실적인 이 환경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에 어쩌면 보는 이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이상하게 이런 생존 배틀 로열 물을 알음알음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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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나는 무엇을 했는가?영화&드라마 2021. 9. 20. 16:04
2021년 9월 18일 [DP]를 봤다. 에피소드가 6개밖에 되지 않아 하루 만에 정주행을 완료했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갈수록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이 몇 방울 떨어졌다. 그 눈물이 [DP]가 보여주는 상황때문에 흘린 슬픔의 눈물만은 아니었다. 내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과 무력함에 대한 눈물이었는지 모르겠다. [DP]의 시간적 배경이 내가 군 복무를 했던 그 당시와 겹친다는 점이 이상하게 내 군생활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나의 군생활은 솔직히 얘기하자면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나름 '꿀'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군 총기사건, 사망사건의 영향은 내 군생활에도 당연히 닿았으리라 하지만 안타까운 소식들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나마 다행이구나'라는 철없고 한심한 생각을 하며 자위를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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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투겟어웨이윗머더] 초인 애널리스 키딩영화&드라마 2021. 9. 7. 20:22
2021년 8월 한동안 이 드라마 [How to get away with murder]에 꽂혀 마지막 시즌까지 정주행을 했다. 직역하자면 살인죄에서 벗어나는 법 정도일라나 지금까지 나오는 숱한 법률드라마에서 벗어나서 법률 관련 일을 하는 주연 (교수, 학생 등)들이 살인에 연루되어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발악을 하는 스토리인데 이 살인이 시즌에 최소 한번 이상 일어난다는 것이다. 악명 높기로 유명한 형사 전문 변호사 겸 로스쿨 교수인 에널리스 키딩은 매년 자신과 일할 4명의 인턴을 뽑는다. 이번에는 특이하게 5명을 뽑는데 그들에게 있어서는 거대한 비극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니 어쩌면 에널리스 키딩의 과거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언제 자신에게 카르마가 돌아올지 전전긍긍하며 더 큰 죽음과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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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국제음악영화제] 그때 그 기분영화&드라마 2021. 8. 17. 14:30
2021년 8월 14일~15일 제천에서 열리는 영화제를 갔다. 이른바 제천 국제 음악영화제 JIMMF 제천이란 곳을 처음 가볼 뿐더러 그 영화제도 처음 들어봤는데 그냥 왠지 가보고 싶었다. 지난번 무주산골영화제도 가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이 시국'인데도 집에는 있기 싫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고속버스를 타고 제천이라는 곳으로 갔다. 세 시간 정도가 걸려 도착한 제천은 한적했다. 숙소를 향해 걸어가는데 그때부터 뭔가 오래전에 느꼈던 감각이 살아나는 듯했다. 숙소도 도미토리였다. 세상에 내가 이런 숙소에서 자본 것이 대체 얼마만이란 말인가 예약을 했던 영화의 시작은 7시 반 아직 한참 남은 시간을 좁은 도미토리 방의 아래 침대 사람과 있고 싶지는 않았고 콘센트도 윗 침대인 나에게는 불편한 곳에 있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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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범죄자나 니들이나영화&드라마 2021. 8. 12. 11:56
2021년 8월 11일 오후 3시 반 [수어사이드 스쿼드 2]를 보러 영화관에 갔다. 하도 이곳저곳에서 말이 많은 영화라서 안보기도 뭐했고 한 번 찍먹을 해보고 싶어서 넷플릭스에서 전편도 보았다. 이 시리즈로 곽광을 받은 것은 당연 할리퀸 역의 마고 로비 일 것이다. 그 캐릭터성은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왜 그런지는 충분히 이해했다. 2016년 작품과 2021년 작품과는 확연하게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영화를 풀어내고 있다. 서슴지 않게 사람 죽이는 냉혈한 범죄자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자기 성찰과 변화를 거친다는 것이 영화 전반적인 전제인 거 같지만 감독의 사고방식 때문인지 확실히 두 영화는 다르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2016년 작품보다 2021년 작품이 월등하게 재밌다는 것은 사실이다. 두 작품을 비교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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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카페] 멜랑꼴리한 그 순간영화&드라마 2021. 8. 5. 22:25
2021년 7월 말 올해부터 손수건을 쓰기 시작했다. 예전엔 땀에 범벅이 돼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손수건이 두 개나 생겨서 번갈아가며 가져가고 있다. 물론 까먹고 안 가져가는 날도 많지만....... 한 소설집을 읽다가 자주 울컥한다. 작가가 글을 잘 써서 그런건지 아니면 요즘 내 감수성에 물이 차있어서 그런지 이상하게 평범하게 보이는 장면에서 묘한 기분을 느낀다. 오늘도 그 소설집 뒷부분을 읽다가 문득 이 영화가 생각이 났다. 이별 후 다시 만나게 된 두 여자의 그 짧디 짧은 씬에서 나는 감동받았다. 거친 피부색 햇빛은 그 순간 달콤한 벌꿀색 햇빛으로 변해 있었다. 그래 봐야 삼십 살 밖에 되지 않았는데 주책이라고 하긴 그런가 아니면 이 꿈같으면서도 소박한 이야기에 질투를 하는 것일까 나는 야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