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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범죄자나 니들이나영화&드라마 2021. 8. 12. 11:56
2021년 8월 11일 오후 3시 반
[수어사이드 스쿼드 2]를 보러 영화관에 갔다.
하도 이곳저곳에서 말이 많은 영화라서 안보기도 뭐했고 한 번 찍먹을 해보고 싶어서 넷플릭스에서 전편도 보았다.
이 시리즈로 곽광을 받은 것은 당연 할리퀸 역의 마고 로비 일 것이다.
그 캐릭터성은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왜 그런지는 충분히 이해했다.
2016년 작품과 2021년 작품과는 확연하게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영화를 풀어내고 있다.
서슴지 않게 사람 죽이는 냉혈한 범죄자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자기 성찰과 변화를 거친다는 것이 영화 전반적인 전제인 거 같지만 감독의 사고방식 때문인지 확실히 두 영화는 다르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2016년 작품보다 2021년 작품이 월등하게 재밌다는 것은 사실이다.
두 작품을 비교하니 2016년 작품이 훨씬 초라해지는 느낌이다.
2016년의 자살특공대는 아이덴티티나 액션성, 서사 등 전반적으로 제대로 정립되지 않는 느낌이 강했다.
조연은 말할 것도 없고 주연조차 캐릭터 빌딩이 너무나도 미약해서 영화가 끝나고 오로지 할리퀸과 윌러 국장만이 남아버린 그 씁쓸함 (윌러 국장의 그 냉혈끼란.......).
아니면 범죄자들 따위 기억할 필요도 없다는 감독의 깊고 깊은 의도였을 지도 모르겠다.
감독이 찾아보니 데이비드 에이어였는데 전작들을 생각해보면 개인의 음울한 고뇌와 환경과의 충돌에 좀 더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닐까 한다.
결국엔 범죄자들도 사람? 이라는 뜻의 미화적 감성이 묻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2021년 작품은 앞서 말했듯이 결이 좀 다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아서 마블 세계관에서 쫓겨난 제임스 건 감독이 이 영화를 맡아 좀 더 또라이 액체에 푹 절여져 할리퀸뿐만 아니라 영화 전반적으로 그 또라이 끼가 넓게 퍼져있었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무해해 보이는 공으로 정확하게 새를 맞춰 죽이는 범죄자 놈의 모습을 보여주며 범죄자의 본질을 보여주며 마치 처참하게 죽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듯했다.
자살 특공대의 멤버들 중 살아남은 사람이 죽은 사람들보다 훨씬 적다 (인종이 다른 것도 있지만).
그토록 잔인하게 죽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엔 눈살을 찌푸렸는데 나중에는 "그 놈들은 어차피 다 범죄자들인데 뭐"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드는 것이다.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사람들을 쏘고 도륙 내는 살인마들에게 우리는 동정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가?
그런 짓을 일삼던 사람들이 일반적인 평균 수명을 바라는 것은 욕심 아닌가 하는 사회적 이슈 관련된 성찰까지 이어졌다.
자신의 업보로 인해 정부에 고용되어 또다시 사람들을 죽이며 업보를 쌓는 이 악순환의 고리.
그리고 웃긴 것은 애국심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 하에 그런 범죄자들을 힘으로 주무르는 윌러 국장과 그들의 목숨을 가지고 내기를 하는 서포터들,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주변인들의 희생도 불사 않는 적국 사람들을 보면서 너나 나나 별반 다를 거 없는 인간들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평행세계에선 어쩌면 그들이 자살 특공대의 멤버였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반대되는 방향 또한 가능하며 아무리 악당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프레임을 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폴카도트맨이 'I'm a fxxking SUPERHERO~~'라고 외치는 장면에서 그 의미를 잘 전달하고 있다.
이런 자의식 과잉 성찰도 물론 있지만 이번 작품은 재밌었다는 것이 제일 크다.
전작은 뭔가 묵직한 진중함이 있었지만 이번 작품은 마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느꼈던 유쾌함이 깊게 배어 있다.
이것은 캐릭터의 빌딩이나 관계도의 정립이 상당히 잘 되어있어서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들 모두가 최애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각자가 자신만의 기질과 과거를 가지고 있는데 그 부분이 훼손되지 않으면서 조화를 이루며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제임스 건의 내공이 어찌 됐든 장난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액션도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려서 제대로 구현하고 있다고 느꼈으며 웅장함이나 긴장감 또한 잘 전달되었다.
킬링타임용 영화에 생각보다 많은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조금 웃기긴 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 글쓰기장인데^^
다음 시리즈가 상당히 기대된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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