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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랑종] 살인미소 밍과 고구마 천 개 먹은 사람들
    영화&드라마 2021. 7. 19. 19:21

     

    2021년 7월 17일 오전 10시쯤

     

    [랑종]을 보기로 했다.

     

    꽤나 기대를 하고 있었다.

     

    나홍진 감독이 참여했다는 것에서 온 기대도 있었고 공포영화도 좋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기대는 점점 주변의 이야기로 인해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무섭지 않다는 이야기에 큰 기대를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전체적인 스토리는 이상하게 [곡성]과 [유전]을 많이 닮은 거 같았다.

     

    소위 말하는 선과 악의 대립에서 손 쓸 방도도 없이 줄다리기에서 저버린 선.

     

    하지만 비슷했지만 느낀 감정과 감각을 확연히 달랐다.

     

    [곡성]과 [유전]에선 예상치 못한 멜랑꼴리 한 페이소스가 거의 해일처럼 몰아쳤다면 [랑종]은 전혀 다른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답답하다고 해야 할까? 화가 난다고 해야 할까? 

     

    영화가 [곡성]의 태국풍으로 모사를 한 느낌인데 이게 좀 어설퍼서 스토리나 연출에 불만을 가지게 된 거 같다.

     

     [랑종]은 [곡성]과는 다르게 무속신앙이 꽤나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고 심지어 주연들이 그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컬트적 요소가 훨씬 다양하게 활용하였지만 [유전]처럼 가족의 비극을 보여주는 방식보다 섬세하지 못했고 [곡성]에서 느낀 처절한 섬뜩함을 느끼기란 힘들었다.

     

    그리고 [랑종]은 푸티지 형식의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게 또 어색함과 답답함을 한층 더 증폭시킨다.

     

    푸티지 형식이 별로라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내가 진짜 무서워했던 영화 다섯 편을 뽑자면 [블레어 위치]와 [파라노말 액티비티]와 같은 푸티지 영화가 두 개나 차지하고 있으니깐 말이다.

     

    [랑종]은 애석하게도 마지막의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이 촬영이 구멍이었다.

     

    어찌나 직업정신이 투철한 지 어벙하게 그 상황에서 카메라나 찍고 있는 거라든가 이상하게 공포감을 자아내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가족들의 고구마 백 개 먹은 듯한 목맥힘이 마지막엔 폭발했고 거기다가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외부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게 더 어이가 없었다.

     

    태국에는 112 같은 전화라인이 없나? 공포 때문에 아무것도 못했다는 편리한 변명은 안 하기를 바란다.

     

    물론 영화가 이렇게 단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랑종]은 앞서 말했듯이 태국의 뿌리 깊은 무속신앙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무당의 자세, 영적인 일에 대한 대처방식 등이 나 같은 오컬트적 요소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어필이 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익숙지 않은 태국 영화였음에도 배우들의 연기에서 전염되는 공포감과 긴장감은 중반까지 아주 서늘하게 잘 받을 수 있었다.

     

    또 번역이 꽤나 적나라하게 돼있어서 몰입도 더 잘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제일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퇴마의식 장면이 그런 식으로 보이니 그에 대한 실망감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 이 영화에 대한 가장 안타까운 점이다.

     

    어쩌면 [곡성] 그 이상을 바라는 내 너무 큰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는지.......

     

    그리고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봤는데 더럽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그런 장면들이 더러 있긴 했지만 애교 수준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이런 류를 너무 많이 보는 거 같다.

     

    마무리하기 앞서 영화 내부에 여러 의문이 있었지만 단 한 가지 마지막 카메라맨이 죽으면서 나왔던 그 태국말이 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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