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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메어 앨리] 운명을 이길 만큼 대단하지 못한 한 남자의 말로영화&드라마 2022. 5. 8. 23:59
2022년 5월 2일 타로 카드에서 매달린 남자는 희생과 전환을 상징하는 카드라고 한다. '놓는다'라는 행위를 통해 삶에 본인이 바라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암시를 띄고 있고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꽤나 희망적이다. 물론 이것은 정방향일 때의 이야기이다. 역방향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의미를 품고 있다. 자신이 행하는 행위의 결과가 본인에게는 무의미한 결과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역방향의 매달린 남자는 '놓는다'를 행함으로 거기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제나가 성공가도를 달리는 스탠에게 쳐준 타로점에서 가장 강력한 암시의 카드로 나온 것이 바로 이 역방향의 매달린 남자이다. 그럼에도 스탠은 그 카드를 정위치로 돌리며 본인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고 자신한다. 스탠은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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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라 하지 말지어다] 미스터리를 푸는 것은 오지랖영화&드라마 2022. 5. 1. 23:59
2022년 4월 28일 앞서 다른 글에서도 말했지만 추리물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내 머리가 비상한 건 절대 아니다.(따흑) 어렸을 때 멘사에서 나온 추리 문제집을 샀는데 몇 문제 풀고 어이가 없어 지금은 어디에서 먼지를 맞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이다. 처음 나를 이 세계에 빠지게 만든 가장 큰 작품은 [소년탐정 김전일]이다. 지금이야 다시 보면 개 빻은 사고방식의 한심한 김전일의 살인 살이 낀 불쌍한 인생을 보는 거지만 옛날에 생각하면 뭔 말인지도 모르면서 그 미스터리 추리에 심취하면서 봤다. [CSI]나 [멘탈리스트], [셜록] 같은 서양 추리 드라마도 즐겨봤다. 특별한 주인공들이 냉철한 이성적 판단으로 수수께끼의 본질을 파악해 퍼즐을 맞추는 그런 능력에 매력을 다분히 느꼈나 보다. 아무튼 이번 [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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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 만들기] 어쩌면 특별해지고 싶은 우리들을 비추는 거울영화&드라마 2022. 5. 1. 23:59
2022년 4월 25일 어느 순간부터 사이코패스라는 말과 함께 소시오패스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그러나 사이코패스라는 실제적 병명으로의 사용과는 달리 소시오패스는 실질적인 의학용어로는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둘의 경계는 모호하지만 전자는 선천적이며, 후자는 후천적이라는 것이 일단 기본적인 정설로 보인다. [애나 만들기]의 주인공, 애나는 여러 매체에서 소시오패스 사기꾼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보도가 된다. 이와 비슷하게 엘리자베스 홈즈가 '테라 녹스'라는 회사를 통해 사기 친 사건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들을 이렇게나 욕을 먹는 존재로 만든 요인이 대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하나만은 확실했다. 엄청난 야망을 품고 있었다는 것이다. 허풍을 치되 그 허풍이 진실이 되게 만들어라. 애나는 이 말의 화신이라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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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 페이의 눈] 사랑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행보에 조용히 박수를영화&드라마 2022. 4. 24. 23:59
2022년 4월 19일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제시카 체스테인이 가져갔다고 한다. 출현한 영화는 [타미 페이의 눈]. 오스카 상의 후보로 오른 영화들이 다 그렇듯 이 영화도 당연히 알지도 보지도 못한 영화였다. 그래서 비교할 만한 것이 없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제시카 체스테인의 연기가 정말 맛깔났다는 것은 충분히 어필했다. 타미 페이를 연기하기 위해 심지어 제시카는 자신의 얼굴에 보형물까지 장착했다고 한다. 과연 그 정도의 노력은 해야지 그 수많은 굴지의 배우들 중에서도 좀 더 두드러질 수 있는 것인가? 한숨 나오는 연기가 무인지는 느끼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렇다면 연기가 뛰어나다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전에 드니 드니로의 '배우에 대한 역설'을 읽은 적이 있다. 연극무대와 그 배우들이 필요한 것이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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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 지금은 어디에서 날갯짓을 하고 계신가요??영화&드라마 2022. 4. 24. 23:59
2022년 4월 23일 은희는 짜증이 난다. 주변에선 참 이해하기 힘든 일들만 끊임없이 일어난다. 가족들은 이렇게 바스러져버릴 것 같은 관계를 왜 지속하는 걸까? 절친이라고 생각한 아이는 왜 나를 배신한 걸까? 나를 좋아한다던 아이들은 왜 나를 외면하는 걸까? 그렇다고 또 자신을 위해 울어주고, 걱정해주는 모습을 보면 당혹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한문 선생님은 왜......? 이렇듯 은희는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이유 같은 건 생각할 틈도 없이 마치 갑자기 불어오는 세찬 바람처럼 무심하게 많은 일들이 계속해서 은희를 밀쳐낸다. 은희는 그저 힘겹게 날갯짓을 이어갈 뿐이다. 타인과의 관계성은 단순한 실 하나로 묶여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방향에서 온 실들이 얽혀있기도 하고 그 연결이 생각보다 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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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에게] 또 어딘가의 와드에게영화&드라마 2022. 4. 17. 23:59
2022년 4월 10일 와드에게 안녕하세요. 당신께서 만든 이 다큐멘터리를 봐야지 봐야지 미루어만 두다가 이번에서야 보게 된 한 게으른 사람입니다. 당신의 영화는 저에게 많은 것을 남겼습니다. 이 말을 먼저 하고 싶네요. 영화를 보고 나서 저의 무지함에 한 번 더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사실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몰랐어요. 포스터에는 단순히 (당신인) 한 여성과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아이만이 덩그러니 서 있었죠. 그래서 전 처음에 이슬람권의 홀로 선 여성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시리아 내전 당시, 그것도 그 중심인 알레포에 있었던 겁니다 (심지어 저는 알레포가 어디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독재와 탄압에 맞서 혁명을 위해 노력했던 당신에게 선물과도 같은 딸, 사마가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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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 먹을만 한데 다시 먹진 않겠어요.카테고리 없음 2022. 4. 17. 23:59
2022년 4월 13일 이 정신 나간 드라마를 다 봤다. [미스터리라 하지 말지어다]를 보다가 얼굴이 굉장히 인상 깊었던 오노에 마츠다 배우의 필모를 어쩌다 살펴보게 됐다. 거기에 눈에 띄었던 것이 바로 [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 무려 디.저.트.를 소재로 한 드라마라니!!! 안 볼 수가 없었다. 심지어 그걸 찾아보는 날 지인이 재밌다고 하여 망설임은 이미 사라졌다. 잠깐 그 원작을 살펴봤는데...... 이거 좀 내 취향인걸?? 그렇게 넷플릭스에 의해 탄생된 이 드라마를 홀린 듯이 보게 되었다. 딱히 뭐 할말이 있겠는가? 일본 특유의 그 B급 감성이 판을 치는 이 드라마는 칸타로 역할의 오노에 마츠다의 연기력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이시카와 렌의 한숨 나는 연기에 다른 캐릭터들은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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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강의 죽음] 사랑이라고 변명하지 마라영화&드라마 2022. 4. 10. 23:59
2022년 4월 3일 느낌이 많이 달랐다. 왜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중에서도 [오리엔탈 특급 열차] 다음으로 [나일강의 죽음]을 선택했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플롯이 진행이 완전히 서로 다른 영역을 지나가고 있는 것이었다. [오리엔탈]이 소위 직업윤리의 근간을 건드리는 사건이었다면 이번 [나일강의 죽음]에서는 좀 더 에르퀼 포아로의 사적인 영역을 흔드는 사건이었다. 이 영화의 모든 것을 꿰뚫는 한 단어는 사랑이다. 영화 내내 사랑이라는 단어가 덕지덕지 붙어있어서 모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 추리보다는 그런 감정의 표현이 더욱 돋보였다. [오리엔탈]도 감정이 여러 면에서 흘러넘쳤지만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 감정의 과잉은 나의 눈에서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아마 추리 매체를 보고 눈물을 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