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애나 만들기] 어쩌면 특별해지고 싶은 우리들을 비추는 거울
    영화&드라마 2022. 5. 1. 23:59

    2022년 4월 25일 

     

    어느 순간부터 사이코패스라는 말과 함께 소시오패스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그러나 사이코패스라는 실제적 병명으로의 사용과는 달리 소시오패스는 실질적인 의학용어로는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둘의 경계는 모호하지만 전자는 선천적이며, 후자는 후천적이라는 것이 일단 기본적인 정설로 보인다.

     

    [애나 만들기]의 주인공, 애나는 여러 매체에서 소시오패스 사기꾼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보도가 된다.

     

    이와 비슷하게 엘리자베스 홈즈가 '테라 녹스'라는 회사를 통해 사기 친 사건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들을 이렇게나 욕을 먹는 존재로 만든 요인이 대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하나만은 확실했다.

     

    엄청난 야망을 품고 있었다는 것이다.

     

    허풍을 치되 그 허풍이 진실이 되게 만들어라.

     

    애나는 이 말의 화신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애나의 이야기를 끝까지 보면서 애나의 재능이 확실히 있어보였다.

     

    자주 언급되는 7개 국어 능력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사진 기억 능력이 진짜로 보였고, 무엇보다도 애나의 미적 심미안은 누구보다도 뛰어난 것으로 보였다.

     

    아니면 애나의 말솜씨 재능이 특출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요점은 애나가 정말 능력이 있다고 보인 것이다.

     

    감히 생각도 못할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진짜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였다.

     

    공교롭게도 그 전제 자체가 이미 거대한 신탁자금의 상속인이라는 아바타를 토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훨씬 부서지기 쉬웠다는 것이다.

     

    [리플리]에서도 느꼈듯이 거짓말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크기가 커지고 여기저기 흔적을 남긴다.

     

    가상인물을 실제라고 믿게 하기 위해 그 위에 돈으로 산 또 다른 허상으로 둘러싼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행위가 본인에겐 정당한 행위라는 생각 자체가 애나 스스로를 악순환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노력'의 동기가 마지막으로 갈수록 타인의 관심에 목말라 갈구하는 것처럼 보여서 더 애나의 추락이 허무하게 다가온다. 

     

    만약 이런 상속인이라는 타이틀을 이용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었을까?

     

    이런 사기와 횡령을 치지 않고는 애나의 숙원을 정녕 이루지 못했던 것일까?

     

    세상 또한 우리에게 그런 형용하기 어려운 무언가를 원한다.

     

    그 결과, 참 많은 성공신화가 나오고, 우후죽순의 자기 개발서들이 항상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올라와 있다.

     

    성공하고 싶다는 바람, 남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욕망은 질투와 허영의 복합적인 혼합에 의해서 누구나에게나 발현된다.

     

    무시하고 싶어도 무시할 수 없는 이 감정을 실현할지 안 할지,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를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애나의 동기에는 공감하지만 수단은 인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특별해지고픈 애나는 확실하게 잘못된 방식으로 본인을 어필하고 있었기에 보는 내내 화가 나면서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누구도 믿지 않고 이용하면서도, 그 누군가를 간절히 바라면서 행했던 행동들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드라마는 단순히 애나의 시선에서 뿐만이 아닌 그와 엮인 다양한 사람들의 눈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애나의 범죄가 대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진행되었는지를 좀 더 다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그래서 애나의 행동이 어찌 보면 뉴욕 고위층 사회에 대한 비판이나 여러 사회 제도의 부실함을 살며시 언급하는 듯하다.

     

    보면 볼수록 숱한 위기에 끊어지기 일보 직전인 외줄 타기를 하는 것을 바라보면, 범죄도 웬만한 정신력이 없으면 못 저지르겠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말이다.

     

    또 한 명의 주인공, 비비안을 얘기 안 할 수 없다.

     

    비비안은 자신의 재기를 바라며 고군분투하기도 하며, 그에 따른 결과에 죄책감을 느끼는, 어찌 보면 애나와는 반대 지점에 있는 말 그대로 '평범한' 인물이다.

     

    비비안에게 있어서 애나는 기삿거리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해해야 하는 존재로 인식된다.

     

    과연 무엇이 애나를 그렇게 만들었나?

     

    그에 대한 명확한 대답은 결국 찾을 수 없었다.

     

    마지막엔 결국 애나도 자신과 같은 '평범한'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을지 모른다.

     

    본인이 아닌 자에게 특별함은 진정한 특별함이 아니었나 보다.

     

    아 맞다.

     

    애나는 이 드라마를 만드는 데 있어 우리나라 돈으로 4억 정도를 받았다고 한다.

     

    굶어 죽지는 않을 인간이다.

     

    설마 이것도 다 애나의 계획인가?

     

    아니 그리고 애나 역을 한 줄리아 거너의 연기가 너무 짜증나ㅜㅜ

     

    그 내리깔아보는 그 연기 대체 어떻게 그렇게 잘하는거야.

     

    슬라브 계 섞인 영어 발음 하며 너무 찰떡이야.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