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문나이트] 이중 인격, 그 편리한 서사 도구
    영화&드라마 2022. 5. 15. 23:59

    2022년 5월 8일

     

    [닥터 스트레인지 2]가 지난주에 나왔다.

     

    당연스럽게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보러 갔고 재밌었다고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로 닥스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나는 영화관에서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왜냐??

     

    바로 나는 디즈니 플러스에 돈을 내고 있으니깐!!!!!!!

     

    대형 블록버스터는 화면이 큰 곳에서 봐야하긴 하지만...... 이상하게 영화관 같은 곳보다는 혼자 유유히 볼 수 있는 내 책상에 더 마음이 간다.

     

    암튼 토르와 닥스의 배역 계약이 이번 년도에 나오는 영화들로 끝난다는 소식을 들었다.

     

    2011년부터 시작한 마블의 대서사시에서 많은 부분을 담당했던 캐릭터들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과연 새로 나온 등장인물들이 다음 스테이지를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닥스 2가 나오기 몇 주 전부터 새로운 마블 히어로 [문 나이트]에 대한 광고가 보이기 시작했다.

     

    좀 의아한 면도 있었다.

     

    원작 쪽에서도 메이저 축에 속하지 않는 히어로였기 때문에 거기에 과연 어떤 영웅적 서사와 블록버스터를 실어줄지 의심스러웠다.

     

    더군다나 원래 문나이트의 역을 맡기로 했던 가스파르 울리엘이 사망하여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스카 아이작이 대역으로 들어섰었다.

     

    이렇듯 힘든 상황 속에서 과연 드라마는 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될지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정주행을 마치고 나서 내 걱정은 조금 섣부른 판단이었다고 반성했다.

     

    문나이트의 가장 핵심 서사 포인트는 주인공이 해리성 인격 장애를 앓고 있다는 것이다.

     

    통제되지 않는 나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헤처나가려는 움직임에 액션성과 유머를 첨가함으로써 마블 특유의 텐션 조절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사실 오스카 아이작에서도 잘 몰랐을 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 에단 호크가 나오는 줄도 몰랐다.

     

    근데 오스카 아이작, 연기 잘 한다.

     

    가스파르 울리엘이 과연 어떤 연기를 펼쳤을까 까지 생각이 들 만큼 오스카 아이작이 펼치는 연기는 그 선을 달리하는 느낌이었고 그것이 또 잘 어울렸다.

     

    뚜렷한 이목구비로, 다양한 억양을 보여주는 모습이 꽤나 섹시한 에너지를 풍겼다.

     

    돈이 좋은지 연출이나 소품, 배경들이 어색한 감이 없고 그 퍼즐에 딱딱 맞춰 괴리감이라고는 찾을 수가 없었다.

     

    특히나 정신병원의 원장실 인테리어 한 사람들에게 박수를 쳐 주고 싶다.

     

    그리고 음악!!!!

     

    이번 [문 나이트]에서는 단순히 영어권의 음악을 사용하지 않았다.

     

    아마도 이집트나 중동 쪽의 언어로 된 듯한 음악을 사용하는데 우리가 어렸을 적 [미라]에서 들었을 법한 웅장하고 종교적 색채를 띈 미스터리한 음악뿐만 아니라 현대의 랩이나 팝 같은 다채로운 시간대의 음악적 시도가 완벽한 성공이었다.

     

    그렇지만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힘도 설득력도 부족하다고 느껴졌는데 그것을 자본의 힘이라는 버팀목으로 지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시즌을 바라보고 있는지 몇몇 떡밥이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지장을 주었고,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5화가 진행될 때까지 질질 끈다는 인상을 받았다.

     

    액션신 몇 부분을 반복적으로 해리성 인격장애로 때우는 거는 신비감보다는 약간의 치팅 아닌가?

     

    인격 장애를 편리한 만능열쇠처럼 활용하는 모습은 솔직히 좀 순진한 선택으로 보였고 다음 시즌엔 이런 연출은 지양했으면 한다.

     

    하지만 기대를 단 일도 하지 않은 입장에서 [문 나이트]는 전반적으로 괜찮은 작품이었다.

     

    과연 이 히어로도 어벤저스 모여라로 모일 것인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