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릭 & 모티] Morty, Fuck, Shit영화&드라마 2022. 4. 3. 23:59
2022년 3월 마지막 주
이번 주 내내 [릭&모티] (줄여서 [릭]이라고 하겠다)를 홀리듯이 감상했다.
SF 물을 좋아하기도 했기에 재미나기는 했다.
하지만 시리즈 전체를 생각해보면 고통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신선한 자극에 신이 난 나의 뇌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독성을 깨닫게 되지만 그럼에도 벗어나기가 너무나도 힘이 들었다.
거의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며 선혈이 낭자했지만 단순히 그런 시각적 피로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본질적으로 주요 캐릭터들의 성격과 그들 간의 관계성에서 분출되는 끈적끈적한 어떤 것들에 나는 중독된 것이다.
릭과 모티의 관계뿐만 아니라 각 가족들 간의 관계는 자기 파괴적이며 무엇보다도 꼬이고 꼬인 의존성으로 세워진 출구 없는 미로인 것이다.
잠깐의 성찰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관계 개선으로는 나아가지 못하고 다시 쳇바퀴를 돌듯 다시 서로를 좀먹는 관계로 돌아가게 된다.
어쩌면 그런 순간적으로 보이는 개선의 여지가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품게 해주는 걸지도 모르겠다.
속절없는 기대는 유독 잔인하다.
쌍방의 깨달음이 아니라면 당연히 그런 바람은 단순히 시끄러운 잔소리나 부담스러운 잣대에 불과할 뿐이며 그 작용은 다른 방향으로 튀어 더욱 안 좋은 방향으로 변형된다.
릭과 모티는 다음 시즌에 과연 그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시리즈 전체의 코어가 그런 관계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나의 이런 기대 또한 헛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 몸과 머리는 이제 힐링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아 그리고 제목에 세 단어는 내가 이 시리즈를 다 보고나서 가장 많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단어이다.
저것만 봐도 이 애니메이션이 어떤 느낌인지를 알 수 있다.
'영화&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마에게] 또 어딘가의 와드에게 (0) 2022.04.17 [나일강의 죽음] 사랑이라고 변명하지 마라 (0) 2022.04.10 [틱,틱...붐!] 그래도...... 사랑하시죠?? (0) 2022.04.03 [신의 손] 챕터를 넘길 때를 알리는 양가적 감정의 순간 (0) 2022.03.27 [베네데타] 당신은 대체 무엇을 바라보고 있나요? (0) 2022.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