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오직 신만이 알리
    영화&드라마 2022. 2. 13. 23:59

    2022년 2월 12일 

     

    법은 공명정대하다고 하지만 결국엔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사람이 결정한다.

     

    하물며 법은 시대를 따라 변화하여 지금은 정말이지 말이 안 되는 일들도 그 시대에는 정당한 잣대였다.

     

    그래서 진실을 밝히는 것은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니며 그것이 중세시대의 여자에게 일어난 비극이라면 더욱 그렇다.

     

    영화는 세 사람의 관점으로 나뉘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첫번째는 충실하며 '완고한' 피해자의 남편 장.

     

    두 번째는 똑똑하며 추진력이 '남다른' 가해자 자크.

     

    그리고 마지막은 현명하고 '당당한' 피해자 마르그리트.

     

    각자의 시선은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있지만 무언가가 다른 부분이 여럿 있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영화는 사실 진실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춘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보여주려는 점은 한 사건의 진실이 누군가에게 얼마나 다르게 인식되며 믿느냐는 것에 초점 맞춘다.

     

    무엇이 진실인가?

     

    이 질문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가?

     

    그 진실 그대로가 중요한 것인가, 아님 진실에 엮여있는 것들이 중요한 것인가?

     

    하나님에게 상소를 올려 자신이 진실됨을 보여준다는 과거의 발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영화를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허울만 좋을 뿐 힘으로 결정되는 이 말도 안 되는 규율에 과연 진실이 정말 중요했는지 의문이 든다.

     

    (생각해보면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은 든다)

     

    살기 위해 죽기를 결심하는 마르그리트는 타인인 나조차 실눈을 뜨고 지켜본 결투 장면은 보며 무슨 생각을 가졌을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그 누구도 마르그리트의 목숨에는 관심이 없거나 중요하지 않다. 

     

    결투는 누가 이길지에 대한 유흥일 뿐이고 허울좋게 진실이란 인질을 잡은 비겁한 경기였다.

     

    결과가 어찌 되었든 마르그리트는 자신의 목숨이라도 타인에게 맡겨야 발언을 할 수 있는 위치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진실을 진실이라고 피력할 수 없는 그 막막함과 답답함은 겪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그 기분이 얼마나 개 같은 지를 알 것이다.

     

    오직 신만이 그 진실을 알리라는 잔인한 세상.

     

    영화 외적인 요소들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화려하고 다양한 의상들, 고요하면서도 웅장하게 울려펴지는 음악들, 리들리 스콧의 메디벌 오페라가 확실하게 매력적이다. 

     

    연기는 또 어떤가.

     

    그 슬며시 바뀌는 상황들을 나타낼 것은 연기 뿐인데 마치 한 장면을 다양한 버전으로 보는 것 같았다.

     

    새삼 맷 데이먼이 잘 생겼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가졌다.

     

    오 그 퉁명스럽게 고개를 치켜들고 내려보는 듯한 거만한 얼굴.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