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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플리] 사랑을 모르는 자
    영화&드라마 2022. 2. 6. 23:59

    2022년 1월 31일 

     

    예전에 인터넷에서 리플리 증후군이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지금도 꽤나 쓰고 있는 듯한데 찾아보니 놀랍게도 우리나라에서 만든 신조어라는 것이다.

     

    리플리 증후군이란 허구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라고 한다 (JTBC 뉴스 출처).

     

    거짓말은 신기하게도 가속하는 습성이 있다.

     

    본인이 그 속도를 따라잡아 제어하지 못하면 결국엔 손을 쓸 수 없는 거리까지 멀어져 예기치 못한 일들을 일으킨다. 

     

    빠르든 늦든 말이다.

     

    톰 리플리에게 일어난 일들은 살인, 그것도 연쇄살인이다. 

     

    기존의 연쇄살인범과 달라보이지만 난 전혀 다른 점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톰 스스로 이 거짓말들을 더이상 돌이킬 수 없다고 얘기하지만 과연 그럴까?

     

    그는 그저 자기 자신의 행위를 책임지고 싶지 않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누군가의 목숨을 자신의 동아줄로 치환하여 살아가는 존재이며 그것이 쾌락이든 뭐든 그는 그 행위에 중독되어있다.

     

    앞으로도 그는 누군가를 죽일 것이다. 

     

    사랑을 모르는 자가 대체 누구에게 자신의 열쇠를 내어줄 수 있을까?

     

    그 열쇠가 이미 사망선고를 뜻하는 것인데 스스로를 계속해서 고립시키는 자에게 만족할 수 있는 구원이 내려질 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애석하게도 마지막까지 톰 리플리에게는 평온이 주어지지 않는 듯하다.

     

    자기 자신을 부정하면서도 본인이 모든 것의 최우선인 자가당착의 삶을 그는 놓을 수 없는 것이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프랭크처럼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니 아닐거 같다.

     

    그럼에도 그에게 평온이 있기를 

     

    영화 얘기로 넘어가자 

     

    진짜 현시대의 중년 명배우들의 어린 시절 연기를 볼 수 있는 것도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앳된 맷 데이먼이나 케이트 블란쳇 뿐만 아니라 더 이상은 볼 수 없는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라든가 피터 스미스 킹슬리의 그 중저음 연기가 여기서 더욱 빛을 바랐다.

     

    이 영화가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것은 배우들을 둘러싸는 미묘한 기류를 연출하는 방식이다.

     

    잠깐의 눈길, 잠깐의 기댐으로 사랑, 분노, 질투 등 여러 감정들이 안개처럼 주변에 퍼지는 것이 혼자 있든 다른 사람들과 있든 모든 감각으로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또한, 음악적인 면에서 재즈, 오페라, 성가까지 많은 레퍼토리를 아우르면서도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아들어 그 장면 장면을 잘 표현했다.

     

    의상 얘기 또한 안 할 수 없는데, 톰의 모습을 의상으로 몇 번 표현했듯이, 각 캐릭터 별 그들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이 또 마음에 드는 요소가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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