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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축복이고 행운인 것을영화&드라마 2022. 2. 13. 23:59
2022년 2월 10일
조는 생각에 잠긴다.
그날의 기억들, 별거 아닌 일에도 깔깔대며 웃으며 가난하지만 기운찼던 그날들을.
세상이 바뀌어 본인이 바뀐 건지, 아님 그 반대인 건지 명확하지 않음에서 오는 이 괴리감 때문에 조는 더 힘들어한다.
같은 집이지만 같지 않은 공기가 무거운 나머지 마치 가위에 눌린 듯 과거로의 회상과 현실로의 회귀, 둘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조 뿐만이 아니다.
메그도, 베쓰도, 에이미도 마찬가지다.
서로가 지금은 다른 길에 서 있지만 그 행복했던 기억들을 공유하고 있기에 지금의 현실이 더욱 고달프게 다가온다.
집 밖의 세상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가혹하다.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거의 모든 순간 그 준비는 소용이 없어진다.
본인 스스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에 대한 기대가 점점 낮아지는 것을 깨달아간다.
길을 잃어버린 것 같지만 그럼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길을 찾는다.
그것이 타협일 수도 고집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 길을 찾게 도와준 것이 결국엔 가족이었으며 그것이 얼마나 축복이고 행운인지를 본인들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영화가 보여주는 모습은 마지막 (사회에 의해 마지못해 수정된 듯한) 장면들을 제외하고는 정말이지 아름다웠고 울컥했다.
어쩌면 그런 사랑도 억지스럽게 만드는 영화의 프레임 때문인가.
플로렌스 퓨의 어린 시절 연기가 목소리 때문인지 조금 튀었지만 그럼에도 네 주연 배우가 보여준 과거와 현재의 다른 연기 톤은 무엇보다도 아픔과 고뇌를 더욱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메릴 스트립은 그렇게 많이 등장하지 않았는데도 왜 이렇게 기억에 남는 건지 참.
내가 그 배우를 너무 좋아해서 그른가.
과거와 현재를 자주 왔다 갔다 해서 약간 혼동이 올 수도 있지만 앞서 말했듯 연기 톤이나 화면의 빛, 음악 등이 너무나도 대조적이라서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확실한 것은 웃을 수 있었고 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영화라는 것이다.
아니 근데 자매가 다들 너무 안 닮은 거 아니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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