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그렇다면 블루스는 무엇인가영화&드라마 2021. 5. 3. 14:42
2021년 4월 28일 저녁
또 한번의 아카데미가 지나갔다.
이번에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가 수상을 하느냐 못 하느냐에 많은 주목이 집중되었다.
결과는 많은 사람이 예상했듯이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타게 되었다.
아직 그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한국인으로써는 처음 아카데미에서 수상을 한 것이기에 뜻 깊은 일이다.
그리고 내가 이번 아카데미에서 놀란 것은 수상 후보의 반 정도 되는 작품들이 모두 넷플릭스 영화였던 것이다.
전 아카데미 시상식도 그러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 다시 한번 넷플릭스의 위력을 실감했다.
[마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또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 다양한 부분에서 후보로 오른 영화이다.
예고편만 봐도 어떠한 느낌의 영화인지 알 듯하였고 체드윅 보스만의 유작이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1920년대의 미국에서 소위, 블루스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마 레이니와 그 밴드들이 하루동안 녹음실에서 겪는 이야기이다.
그 때 당시가 어떠한 분위기였는지는 모르지만 지금도 있는 인종차별이 당연히 그 시대에는 더욱 만연했으리라.
시각적으로 장면을 묘사하지는 않지만 등장인물의 말들을 통해서 그 시대가 얼마나 흑인들에게 가혹했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혹독한 사회에 대처하는 흑인들 또한 다양하다.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갑질을 하는 자도 있고, 얼굴은 웃고 있지만 등 뒤에 칼을 숨기고 있는 자, 흑인의 주제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 등이 있다.
그들에겐 그들 나름의 철학과 이유가 있다.
영화는 흑인과 백인이 아닌 흑인과 흑인과의 마찰을 조명하며 마치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폭탄처럼 거슬리는 스파크를 내며 달려간다.
외부와의 싸움이 내부에서의 싸움을 없애지는 못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누가 누굴 죽였는지를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분노에 차오른 칼은 누구를 향했어야 하는 것인가
세상에 대한, 신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던 청년은 결국 자신의 실수 아닌 실수를 책망하게 되고 스스로를 더 깊은 구덩이로 빠뜨린다.
녹음을 마치고 돌아가는 차에서의 마 레이니의 표정도 행복하지 않다.
모든 것은 자신의 생존을 위한 가면일 뿐.
마 레이니 또한 언제 자신이 길거리에 내동댕이 쳐지고 홀대 받을지 항상 살얼음길을 걷는 듯한 자신의 위치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마 레이니는 자신의 인생을 블루스로 승화시키는 것이 아닌 그저 세상 전체에 존재하는 블루스를 부를 뿐이라고 했던 거 같다.
그러한 주파수는 선천적인 영향에서 나온 것일까 후천적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까
처절한 한이 블루스 인 것인가
'영화&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겟 아웃] 곱씹는 재미 (0) 2021.05.13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대의를 위한 각자의 결의 (0) 2021.05.13 [마리나아브라모비치여기있다] 자신을 위한, 자신에 대한 채찍질 (0) 2021.04.25 [저스티스리그-스나이더ver] 피할 수 없는 비교 (0) 2021.04.24 [로마] 비키거라 비겁자들아 우리는 그럼에도 살아가느니 (0) 2021.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