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기생충] 우린 결국 어딘가에 기생하는 존재인가
    영화&드라마 2020. 11. 30. 14:59

    기생충의 사전적 의미

    1.  다른 동물체에 붙어서 양분을 빨아 먹고 사는 벌레.

    2.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남에게 덧붙어서 살아가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11월 27일 금요일 보름달이 되기 얼마 전의 밤

     

    이 영화를 지금에 와서야 본 이유에는 수만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큰 이유는 내 게으름일 것이다.

     

    그런데 왜 지금에서야 이 영화를 본 것이냐 하면 이 블로그에 쓰는 첫 글은 잘 알려진 영화였으면 해서.......

    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는다.

     

    개봉 직후부터 정말 많이 화자되고 있는 영화이기도 했으며 여러 미디어 매체에서 이 영화 관련된 주제로 많은 컨텐츠를 만들기도 하였다.

     

    그와 관련해서 제대로 집중해서 들었던 것은 거의 없는 것 같지만ㅎㅎㅎ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대해서도 각 잡고 본 적이 거의 없었지만 이번 영화가 해외에서까지 여러 상을 수상하면서 이목을 끄니 당연히 그에 대한 기대도 부풀어 올랐다.

     

    배우들이야 워낙 연기력에서 모두 뛰어나다는 것은 굳이 입으로 내뱉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보면서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이상하게 빠른 전개에 어색하단 느낌도 가질 새 없이 나는 영화 이야기 자체에 매료되었다.

     

    처음 받은 돌의 의미, 계단의 의미, 짜파구리의 의미 등의 해석적 관점은 아주 찰나에만 스쳐지나갈 뿐 보는 동안에는 이미 온 신경이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에만 집중하였다.

     

    유쾌한 가족 사기극으로 마무리될줄 알았던 이 영화는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아예 다른 방향으로 진행이 되는데 이게 또 이 영화를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주제와 너무나도 잘 맞물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 3일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영화와 관련되서 내 생각들을 글로 쓰는 것이지만 그 사이에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사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기생충은 스스로의 노력없이 남에게 빌붙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하할 때 쓰는 말이다.

     

    주인공 가족들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부자집에 들어가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을 쫓아내고 마치 자신의 안방 마냥 행세를 한다. 

     

    부자 가족은 이러한 사실을 모른다. 

     

    사람들이 자신이 기생충에 감염됬다는 것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처럼 자신 주위에 일어나는 이상한 일을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듯이 아주 생소한 부분에서 그 정체가 탄로날려고 하는데 그 생소한 부분이 바로 '냄새'이다.

     

    누군가는 반지하 냄새라고 말하며 다른 누군가는 간만에 지하철을 탔을 때의 냄새라고 한다. 

     

    모두 하나같이 부정적인 의미를 띄고 있는 냄새이다. 

     

    그 냄새가 결국엔 자신의 위치를 되새겨주는 거대한 족쇄와 같으며 이야기의 어마어마한 트리거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주인공 가족과 부자 가족의 계급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단 한가지 '돈'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겉으로는 혐오하던 것을 내적으로는 굉장히 끌려하는 모습에서 교양이나 품격은 그 순간은 그저 본능에 충실한 한 인간일 뿐이라는 것이다. 

     

    가정주부 부부 또한 주인공 가족들과 같은 처지이며 예술적 가치를 찬미하지만 돈이 없다는 것에서 이미 한 무리의 기생충의 위치에 있는 것이다. 

     

    나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존재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과연 주인공 가족은 살아서 재회하게 될까?

     

    아 참, 그 긴 러닝타임동안 한번 눈물이 맺힌 적이 있는데 그게 가정부의 남편이 아무런 초점없는 눈빛으로 카스테라 가게 하다 사채썼다는 장면에서 이상하게 울컥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