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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그만끝낼까해]꿈은 결국 깨어나야 하니까영화&드라마 2021. 1. 14. 16:28
1월 13일 눈이 내리고 나서 그런지 포근한 오후
궁금해서 20년도 최고의 영화 순위를 찾아봤다.
'기생충'을 제외하고는 줄거리조차 아는 바가 없는 영화들이 즐비했는데 '이제 그만 끝낼까 해'는 많은 리스트 중에서 항상 미묘하게 10위권 내외에 있는 영화였다.
찾아보니 넷플릭스 영화였다.
들어간 김에 리스트에 자주 보이는 영화들을 체크하고 이 영화를 재생시켰다.
독백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를 보고는 평범한 커플의 이별을 아주 예술적으로 풀었나 보다 생각했다.
그 생각에는 시작한지 얼마 가지 않아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미묘한 울퉁불퉁함? 뒤틀림?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이래서 어휘력이 중요하다니깐)
아무튼 그러한 이질감을 느낀 것이었다.
별거 아니겠거니 한 이 느낌은 커플이 부모의 집에 다다르면서 절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부풀어 오른다.
평범함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져 가는 현실에서 자기도 인지하지 못한 채 이름이 계속 변하는 여자는 얼른 집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하지만 돌아가는 길에서도 그 현상은 멈추지 않는다.
이해하기 힘든 상황들을 이해해보려고 머리를 굴려보려고 하지만 그 순간 이미 다른 생각 못한 전개가 흘러들어와 머릿속에서는 무엇부터 처리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
당연히 영화가 끝나고 다음날 이 글을 쓰는 상황에서도 나는 머리를 열심히 굴리고 있다.
다만 답을 내기 전에 글을 쓰는 것은 조금만 지나도 이 생각들은 열화가 순식간에 열화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자의 처음 독백에서 말하였든 생각은 말과 행동보다 어찌 보면 가장 진실된 형태이니까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뭐였을까?
나름 내린 결론은 제이크의 꿈, 어쩌면 죽기 바로 전에 꾼 꿈이라는 것이다.
짜잔
진부하다고도 할 수 있는 생각이지만 아쉽게도 내가 내릴 수 있는 최종적인 결론은 이것이다.
다시 보면 뭔가 또 깨달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생각도 기록해서 나중의 생각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겠다.
꿈이라고 항상 화자가 본인인 것은 아니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룰 수 있는 꿈도 있다.
어찌보면 꿈보다는 공상에 가까울지도
제이크는 자신이 원하는 상황으로 세상을 수정하고 또 수정하지만 찢어져가는 것을 다시 덧붙이려는 흔적은 어쩔 수 없이 티가 날 수밖에 없으며 더 이상 그럴 수 없는 지경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진짜 이름이 뭔지, 실제 인간인지도 모를 여자는 계속해 이 꿈의 끝을 불러오려는 피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끊임없이 휘몰아쳐 여자를 묶으려는 눈보라, 그의 현실을 숨겨둔 지하실, 끊임없이 같은 꿈을 반복하여 쌓인 아이스크림
그녀를 얻고자 제이크는 노력은 하지만 처음과 끝이 핀으로 고정되어 있다면 어느 길로 가든 그 결말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 스스로의 결말을 납득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연속성 없는 생각들이 생존을 위해 실낙같이 이어져 가는 이 꿈들에서 그는 마지막엔 마침내 벗어나는 듯하다.
마지막 장면에서 눈이 모두 그쳐 그의 차, 어쩌면 그의 존재를 말하는 것을 덮은 평온하고 화창한 세상을 보여준다.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ㅎㅎㅎ
구멍이 송송 난 이 이론?을 피식 웃으면서 쓰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영화가 지루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를 어떻게 이어나갈지가 너무나도 궁금했고 그에 따른 몰입도도 굉장했다.
이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의 결말이 보고 싶었다.
결과적으로는 관객이 해석을 해야 하는 열린 결말이지만 이런 결말을 좋아하는 나라서 두 시간 동안 재밌게 보았다.
이런 현대 예술 과에 속할 거 같은 영화를 나는 좋아한다.
자의식 과잉에 빠지는 것을 마치 합법적으로 허락이라도 해주는 듯한 작품들
나중에 한번 더 봐야 할 거 같다.
그나저나 토니 콜렛은 안 나오는 곳이 없어ㄷㄷㄷ 연기가 굉장핻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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