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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뮤즈, 그림 도둑] 동병상련일까?영화&드라마 2021. 11. 14. 12:30
2021년 11월 11일 저녁
[인사이드 르윈]과 [나의 뮤즈, 그림 도둑], 둘 중에서 뭘 볼지 잠시 고민했다.
[나의 뮤즈, 그림 도둑]이 노르웨이에서 만든 다큐멘터리라는 걸 보고 또 다양성 감성이 돋아 이 영화를 선택했다.
이야기는 간단했다.
화가로써 주목을 받고 있던 바르보라의 대표작 두 점이 도둑을 맞게 되는데 그 도둑 중 하나, 칼과 특별한 우정 관계를 형성한다는 이야기이다.
그 두 사람이 이러한 특별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내가 생각하기에 두 사람의 본질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자기 파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이미지에 끌리는 듯했다.
바르보라는 어릴적 길거리에 시체를 본 이후로 그것에 끌렸다고 하며 전 남자 친구의 폭행을 하나의 작품의 소재로 승화시켰다고 칼은 말한다.
물론 무언가에 홀린듯이 칼을 모델로 여러 그림을 그린 것도, 현 남자 친구에게 본인을 돌보지 않는다는 질책을 받는 것을 보며 바르보라의 캐릭터라는 것을 잘 나타낸다.
칼 또한 말 할 것도 없이 바르보라를 만나기 전까지, 그리고 만난 후에도 위태위태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없애버린 (어찌 보면) 살인마와 같은 존재와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 가능할까?
바르보라는 칼에게서 바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았고, 어쩌면 본인이 칼의 위치에 있었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감과 안도감이 칼과 가까워진 계기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영화가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바르보라가 영리한 사람이라서 그런 걸 수도 있겠다 싶었다.
어느 직업군이 안 그러겠냐마는, 예술계가 특히 주목받기는 어렵고 잊혀지기는 쉬운 환경이라는 것은 예전부터 많이 들어왔다.
당연히 바르보라도 같은 상황이었을 것이며, 대표작을 도둑맞은 시점에서 본인 스스로도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사람들은 흥미로운 서사에 끌리는 법이다.
그래서 다음 차기작의 스토리텔링을 만들기 위해 칼과 접촉하였으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다시 재개를 하는 데에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순수한 연민과 공감만이 아닌, 본인을 위한 기민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내가 순수함을 잃은 것일까?
여전히 칼이 훔친 그림은 찾지 못했지만 그에게서는 다른 이면의 목적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이상하게 들지 않았다.
사람 내면을 백프로 다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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