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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도가 지나간 자리] 불쾌함이라는 찌꺼기들
    영화&드라마 2021. 11. 14. 11:23

    2021년 11월 8일 저녁

     

    어쩌다 이 영화를 보게 됐다.

     

    소설 '바다 사이 등대'라는 원작이 있는 영화였다.

     

    영화가 그렇게 특별한 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보는 동안 대부분의 감정은 사람이 얼마나 비이성적인 존재인지를 상기시켜주는 씁쓸함과 안타까움 뿐이었다.

     

    16 : 9의 광활한 스크린에 끝없이 펼쳐진 바다 사이에 덩그러니 있는 섬의 풍경이 아름답게 비친 것 말고는 사랑의 아름다움과 애절함을 느끼기란 쉽지 않았다.

     

    그 시대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잘 알지도 못한 사람과 갑자기 결혼을 하는 것부터 이사벨이 살짝 충동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여기서 한 술 더 떠서 한 번 유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두번째 애를 가질 때도 의료시설 하나 없는 섬에 계속 남아있다가 결국엔 또 잃게 되는 어리석음에 두 사람에게 조금 화가 났다.

     

    가장 클라이맥스는 당연히 쪽배를 타고 오게 된 한 아기에 대한 이사벨의 이성을 잃은 태도이다. 

     

    죄책감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에 동조해 의심받지 않기 위해 아들의 묘비까지 없애고 보고하지 않은 톰의 소행을 얼마나 힘겹게 지켜봤는지.......

     

    난 아기를 가져본 적도 없고 결혼을 한 사람도 아니기에 두 사람이 그 상황에서 어떤 절박한 심정으로 한 줄기 빛을 받아들였는지 알 수가 없다.

     

    하나, 그들의 행위가 누군가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지를 애써 무시한 거든 몰랐던 것이든 그 무지함이 너무나도 불쾌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출연진에 레이첼 바이스가 있었기에 두 어리석은 부부의 만행을 보고 후반부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어렴풋이 짐작이 되어 더욱 걱정이 되었다.

     

    영화는 내가 생각했던 대로 진행이 되었다.

     

    그들이 납치했던 아이는 한나라는 사람의 딸이었고 결과적으로 딸은 한나에게 돌아가게 되고 부부는 벌을 받는다.

     

    아무리 숭고한 목적을 가지고 행한 일이라도 그에 대한 책임에 대해 면죄부가 될수는 없다.

     

    하물며 부부는 숭고하다고 할 수 있는 이유도 없었으며 단순히 상실감으로 다친 내면을 그 아이로 치료하려고 했던 이기적인 감정일 뿐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아이는 얼마나 혼란스러웠을까?

     

    마무리가 이상하게 훈훈한 느낌을 담았지만 휘몰아친 파도는 마음을 깨끗하게 씻겨준게 아니라 거품을 일으키며 불쾌함이라는 찌꺼기만 남겼다.

     

    마지막 한나와 루시의 장면은 꽤나 마음 따뜻했다 (애기 연기가 장난 아녔음).

     

    아 참 주연인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이 영화 이후에 결혼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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