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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일식탁]술이 살짝 그리울 때음식 2021. 1. 26. 23:36
술을 자주 마시지는 않는다.
하지만 술을 못마시는 것은 아니고 한번 마실 때 꽤나 많이 마신다
그리고 그 술자리의 분위기가 좋다
물론 좋은 사람들과 있는 경우에만 이겠지만ㅎㅎ
근데 요즘 먹는 약 때문에 간수치가 좀 안 좋게 나와 의사선생님은 운동이나 술 모두 다음 검사일 까지는 하지말라고 하신다.
술은 딱히 걱정없지만 운동을 하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약간의 스트레스가 오히려 간을 더 안 좋게 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아무튼 다음주까지는 술은 금지이고 요즘같은 시국에는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2021년 1월 24일 오후 1시
정말 오래간만에 한남동을 들렸다.
날씨가 겨울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포근한 날씨여서 평소보다 사람들이 더 있는 느낌이었다.
방송에도 자주 나오는 유명한 쉐프인 이원일 쉐프가 한다는 [이원일식탁]을 가보기로 했다.
처음 온 사람은 예약이 안 된다고 해서 혹시나 또 먹지 못할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우리가 맨 처음이였고 자리는 있었다.
가게는 조그마했으며 스시 오마카세처럼 테이블이 요리하시는 분들을 빙 둘러싼 구조였다.
메뉴 또한 5개였으며 오히려 같이 마실 전통주 종류가 꽤나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나는 술을 마실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 사람에겐 마시고싶으면 마셔도 된다고 했지만 날 생각해주는 건지 고르지 않았다.
시킨 것은 군계일학, 육전, 무침(이름 까먹음)
군계일학은 신선로 형태였는데 시즌마다 바뀌며 이번 군계일학은 지난 8개의 신선로 중 가장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음식은 무침, 육전, 군계일학 순서대로 나왔다.
내가 놀란 것은 전통주 한잔씩을 페어링처럼 서비스로 주시는 것이었다.
먹을 수 없었던 나는 그사람에게 다 주었다.
하지만 분명 그 술과 음식은 각각 아주 좋은 조화를 이룰 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참 신기한 순간이었다.
술이라는 것을 어른이 되면 마시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던 어릴적 나는 커서 술이 가끔 필요할 때도 있음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크루통 샐러드같은 무침, 루꼴라 피자같은 육전, 그리고 닭의 여러 부위를 요리한 군계일학
기분좋게 입가심을 해줄 전통주들이 같이 몸 속에서 섞이면 이 얼마나 기분좋은 그림을 그릴까
병나팔을 불며 마시는 것도 좋지만 그 순간에 맞는 한잔으로 또 한번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좀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음식의 아쉬움이 아닌 내 스스로의 상황에 대한 아쉬움
온 몸이 뜨끈뜨끈 해진 상황에 기름을 부어줄 것 같은 한잔을 마시지 못한 아쉬움
다음에 오게 되면 그 많은 전통주 중에 한 병 골라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다.
p.s 아 그리고 군계일학의 닭 부위중엔 닭 완자가 진짜 꿀맛이었다.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 츄배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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