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1500원 한잔의 여유음식 2020. 12. 16. 18:25
2020년 12월 12일 코로나가 만연하는 우울한 낮
간만에 일요일에 아무것도 할 게 없었다.
사실 할 일들은 밀려있었지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오전에만 연다는 '리사르커피'를 가보기로 했다.
다이어트 중이었기 때문에 살도 뺄 겸 걸어가기로 했다.
한시간이 걸렸지만 영화 관련 팟캐스트를 들으며 기분 좋은 상태로 도착했다.
도착했을 때 느꼈던 점은 생각보다 다르네 였다.
일단 한평 정도의 작은 카페였으며 사람들의 작은 에스프레소 잔을 들고 밖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럼에도 10명 이하의 사람들이 그 작은 카페 앞에 줄을 서고 있었다.
이러한 환경임에도 인기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의 퀄리티와 아이덴티티가 쌓여있어서일까
메뉴판을 봤다.
놀랍게도 모든 메뉴가 에스프레소 였으며 가격대는 2000원 이하였다.
나폴리식 에스프레소라는 카페 스트라파짜토를 시켰다.
이 카페의 심볼이 중앙에 있는 찻잔이 놓여졌다.
어디서 먹어야 하나 고민하는 순간 바로 주문한 음료가 나왔고 그 잔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앉을 자리 없는 주택가에 있는 카페였기에 그냥 길 앞에 서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그냥 바로 털어넣어도 될 양이었지만 한 시간을 걸어왔기에 그러고 싶지 않았다.
몇 번 돌린 후 극강의 씁쓸함을 기대하며 한 모금을 마셨는데 커피는 쓰지 않았다.
부드럽게 넘어오는 쌉싸래함 뒤에 오는 코코아 맛이 기분 좋게 혀를 반겼다.
직장인들이 출근하면서 한잔하고 가면 진짜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네 모금 정도 마시니 에스프레소는 바닥을 보였는데 설탕이 꽤 남아있어서 조금 놀랐다.
사각사각 소리가 들리며 녹아가는 설탕들을 마지막으로 마시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그 커피의 잔향과 단 맛이 계속해서 입 안에 맴돌았다.
1500원으로 잠시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서울 중구 다산로8길 16-7
평일 07:00 - 10:00, 12:00 - 15:00
토 12:00 - 15:00
일요일 휴무, 공휴일 휴무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진] 첫 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0) 2021.01.22 [한식공간] 새해 첫, 아니 어쩌면 인생 첫 코스요리 (0) 2021.01.19 [양식]저탄고지는 괜찮을까 (0) 2020.12.16 [한식] 토끼는 의외로 앙큼하다?? (0) 2020.12.09 [중식] 바오바뮐러에서 점심 한끼 (0) 2020.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