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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공간] 새해 첫, 아니 어쩌면 인생 첫 코스요리음식 2021. 1. 19. 10:55
2020년 1월 17일 한파&대설 주의보가 내려진 저녁
포근했던 오후와는 다르게 날이 점점 추워지고 있는 저녁이었다.
오랜만에 미술관을 관람하며 예술의 범벅이 된 상태였다.
관람이 끝난 시간은 5시 반 정도
아직 가기에는 좀 애매한 거 같은 시간이었다.
파인 다이닝에 대해서 뭐라고 해야 할까 어색하고 쭈뼛쭈뼛한 상태가 되는 나였기에 왠지 정시에 가야 할 거 같았다.
그래서 같은 건물의 2층에 있는 [합]을 들려 집에서 먹을 것들을 좀 샀다.
드디어 [한식공간]에 입성
안에는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다.
통유리로 둘러싸인 이 곳에서는 퇴근한 창경궁과 창덕궁이 보였다.
다른 빈 테이블에도 차츰 소리가 채워지기 시작했고 나는 조금 긴장된 상태였다.
사실 코스요리를 이렇게 접하는 건 내가 생각하기로는 처음인 것 같다.
혹여나 한입거리로 나올 음식들을 또 허버 허버 해서 들어온 지 30분 만에 다 먹고 나가는 건 아닐지 걱정도 했다.
혼자 쓸데없는 걱정에 머리가 뒤죽박죽 한 상태에서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는 두시간이나 있었다^^.
음식뿐만 아닌 사이사이 서로가 주고받은 대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서양에서는 동양과는 다르게 이렇게 코스 느낌이 많았기 때문에 테이블 토크가 굉장히 많아서 그를 위해 책을 읽는다는 일화를 들은 것 같다.
음식은 고저가 확실한 편이었다.
가볍고 깔끔한 느낌으로 시작해서 무겁고 강한 느낌을 거쳐 마무리되는 느낌
기억에 남는 것은 전복어채의 생각 이상의 쫄깃함, 냉이 떡갈비의 무거움, 온반의 간, 유자 디저트의 산뜻함
그리고 통유리 넘어 보이는 초승달과 무한반복되는 두 음악
코스요리는 이 [한식공간]의 코스와 공간가 기준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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