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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스겜빗] 안야 테일러조이....... 신이시다........영화&드라마 2020. 12. 27. 12:43
2020년 12월 26일 오후
일요일 같은 토요일에 나는 여전히 무료하게 노트북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넷플릭스에 자연스럽게 들어갔고 안야 테일러 조이의 강렬한 눈빛과 마주쳤다.
"안 볼거야?"
넵 보겠습니다ㅎㅎ
일단 안야 테일러 조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배우였다.
뉴 뮤턴트(ㅂㄷㅂㄷ)에서 매직 역할을 맡으며 매력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것 말고는 타 작품에서 본 기억이 없다.
꽤나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배우였다는 것에 나도 아직 한참 멀었구나 했다.
[퀸스 겜빗]의 예고편을 보고 내가 좋아하는 여성의 남성 사회에서의 성공기 같은 느낌이어서 얼른 그 눈빛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생 버튼을 눌렀다.
처음부터 놀랐다.
이건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시즌제!!!!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기 시작했고 결국 장장 8시간 동안 이 드라마를 모두 완주했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우연히 알게 된 체스, 남성의 세계에서의 여성의 등장, 재능의 양면성, 더 나아가서는 사회적 상황까지 모든 것이 너무나도 잘 버무려져서 술술 풀려나갔다.
하지만 안야 테일러 조이가 맡은 '베스 하먼'에게는 체스에서의 승리 외에는 성이니 고아이니 하는 뒷배경들은 일절 중요하지 않았다.
이 점이 나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섞인 것이 많다는 것은 자칫하면 너무나도 쉽게 다른 이야기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얘기인데 이 작품에서는 서사의 99프로를 베스의 시점에 맞춰서 풀어나갔다.
성대결, 이데올로기의 대립 등으로 변질될 수도 있었던 작품이었지만 다행히도 그렇지 않았다.
베스의 시선, 베스가 가는 곳, 베스가 뭘 생각하고 있을지에 대해 집중하지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 잡는 경우는 손에 꼽을 것이다.
말하자면 베스의 전기와 같은 것이다.
약물/알코울 중독에서 마침내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과거 홀로 남겨지기 전의 기억을 회상함으로써 이룰 수 있었는데 왜 그런 상관관계가 성립된 건지 생각해보았다.
베스는 드라마 내내 그 초록 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항상 뭔가에 분노하고 승리만을 고집하며 직관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는 주변의 평가에도 거의 흔들림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 완고함에 대한 뿌리가 가정사였다는 말이 되는데 혼자서도 잘 살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는 생모가 무너져 딸과 함께 죽기로 했다는 점이 베스의 마음에 분노를 만들어 냈던 것일까?
베스는 오직 자기 자신만을 믿으며 또다시 버려질 것에 대해 두려웠던 게 아닐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혼자만으로 써 살아가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배웠기에 마지막에 자신의 황금빛 눈을 빛내며 각성을 이룬 것이라는 왠지 모를 오글거리는 생각을 해본다.
약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 같았던 시뮬레이션을 그 마지막 판국에 오로지 자신만의 힘으로 이루어내었다는 것을 보면 이 드라마는 청춘 성장 드라마인 것이다.
비슷한 장르였던 고스트 바둑왕 과는 체스의 규칙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훨씬 더 재미있게 와 닿았다.
64개의 판에서 일어나는 작은 전쟁을 지휘하는 두 사람의 두뇌싸움과 그것을 지켜보는 나를 포함한 수많은 관중들의 그 분위기가 나는 너무 좋았다.
베스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고 그들의 매너가 아름다웠다.
무엇보다도 러시아에서 체스가 거의 국민게임으로 보이는 것도 신선했다.
마치 우리나라 이세돌이 알파고와 바둑을 뒀을 때의 느낌이 그러하지 않았을까
근데 왜 퀸스 겜빗일까?
찾아보니 오프닝의 한 수라고 하는데 딱히 특별한 의미가 없어 보이는데 아니면 베스를 보고 단순히 퀸스라고 부른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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