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경계선] 유전자, 동질감, 종족
    영화&드라마 2022. 1. 30. 23:59

    2022년 1월 28일

     

    가끔 이런 질문을 생각해본다.

     

    왜 우리의 성은 굳이 남성과 여성으로 나뉘어 있는 것일까?

     

    그 오랜 세월을 거쳤지만 단일생식에서 더 나아간 것은 고작 두 성으로 나뉜 것뿐이다.

     

    그렇다면 세 번째 성, 그 이상의 성이 나타나려면 현재까지의 생명의 역사의 곱절은 지나야 나타나는가?

     

    아니면 이미 또 다른 성은 존재하지만 우리가 관측할 수 없어 그 다름을 무시하고 배척하는 것이 아닐까?

     

    이 영화의 초반부를 보면서 들었던 상념들이다.

     

    그러다 어느덧 다른 생각들이 물 밀듯이 들어온다.

     

    자신이 모르는 곳에 있게 될 때 몇몇 사람들은 굉장히 그 상황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찾는 것이 나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을 찾는 것이다.

     

    취미나 취향이 같은 사람이든가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 더 나아가서는 단순히 인종이 비슷한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처음은 그러한 동질감으로 인한 관계 형성이 쉬운듯하지만 치명적인 한계점이 있다.

     

    그 사람의 내면과도 본인이 맞는지가 고려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위안이라는 명목 하에 그 관계를 유지하려 애쓰지만 결국엔 주객전도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튼튼할 거 같은 관계는 마치 고대의 허름한 다리 유적처럼 남겨져 그저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게 된다. 

     

    티나에겐 보어가 그런 존재인 듯했다.

     

    자신을 이해할 소울메이트 같은 존재라 여겼지만 결국엔 동질감이 주는 안도감이 만들어 낸 허상이었다.

     

    이미 티나는 보어가 어떤 존재인지 냄새로 알았음에도 말이다.

     

    영화에서 일어나는 잔혹하고 기이한 일들은 인간이든 티나와 같은 종족이든 똑같이 일어난다.

     

    서로 간의 혐오는 의미가 없다.

     

    어떠한 생명이든 본인과 다른 환경에 적응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티나는 본인과 그들 간의 경계선을 이제 뚜렷하게 인지 할 수 있고 보어와는 또 다른 길을 나아갈 수 있다.

     

    영화 얘기를 해보자면 보이는 이미지, 전개 방식 모두 빠르면서도 강렬하며 몰입감이 엄청나다.

     

    스웨덴 영화라는 다소 생소함을 고려해서라도 배우들이 보여주는 연기는 굉장했으며 무엇보다도 그 이질적인 기류를 만들어내는 연기가 인간과는 다른 그들만의 종특을 잘 나타내는 듯했다.

     

    입을 틀어막은 적이 최소 세 번은 된 듯하다.

     

     

Designed by Tistory.